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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먼저 읽는 시대, 사람을 위한 디자인은 어떻게 달라질까

• AI가 원문보다 먼저 읽고 요약하고 평가하는 콘텐츠가 늘어남 • 검색 최적화와 사람 중심 설계는 같은 일이 아님 • 그럴듯한 화면과 실제 제품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 있음 • 기계를 위한 구조가 사람을 위한 경험을 대신해서는 안 됨

원문 보기 — UX Collective

Aurélie Radom은 디자이너가 오랫동안 사람을 유일한 관객으로 삼아 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글, API 문서, 검색 결과가 사람에게 닿기 전에 언어 모델에 먼저 읽히고 요약되고 인용됩니다. AI는 제작 과정에서 쓰는 도구를 넘어, 작업이 발견되고 해석되고 경험되는 방식에 참여하는 중간자가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핵심 질문은 기계가 먼저 읽는 상황에 맞춰야 하느냐가 아닙니다. 기계에 맞춘 최적화가 사람을 위한 설계를 대신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입니다.

AI가 무수한 선택지를 만들고 사람의 판단이 다음 수를 고르는 모습을 체스판으로 표현한 이미지 — Aurélie Radom, UX Collective
이미지: UX Collective

검색을 돕던 중간자와 대신 행동하는 중간자

검색엔진과 소셜 플랫폼도 이미 디자인을 바꿔 왔습니다. 검색엔진은 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시맨틱 HTML, 구조화된 메타데이터, 정보 구조를 요구했고, 소셜 플랫폼은 무엇이 주목받을지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목적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원문을 발견하고 읽도록 돕는 구조였음.

Radom은 LLM이 여기서 달라진다고 봅니다. LLM은 정보를 가리키기만 하지 않습니다. 원문을 읽고, 요약하고,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합니다. 사용자가 공식 문서를 열기 전에 AI에게 API를 묻고, 원문을 방문하기 전에 AI가 검색 결과를 답변으로 바꿉니다. 이제 기계가 첫 번째 독자가 된 셈입니다.

마셜 매클루언의 『미디어의 이해』를 빌리면 매체는 정보를 유통하는 방법뿐 아니라 정보가 만들어지는 방법도 바꿉니다. 검색엔진은 발견 가능성을, 소셜 미디어는 참여를, LLM은 해석 가능성을 보상합니다. 문제는 신호가 그것이 대표해야 할 대상을 대신하기 시작할 때 생깁니다.

전통적인 검색과 AI가 먼저 읽고 요약하는 검색의 차이를 비교한 이미지 — Aurélie Radom, UX Collective
이미지: UX Collective

소셜 플랫폼이 관계를 만들기보다 시청 시간을 늘리는 콘텐츠를 보상하게 된 것처럼, 조직이 언어 모델이 검색하고 요약하고 인용하기 쉬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이 콘텐츠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설계된 것인가, 아니면 그 사람과 콘텐츠 사이에 선 시스템을 위해 설계된 것인가.

스크린샷에는 제품의 중요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글은 생성형 AI가 만든 인터페이스를 사례로 이 문제를 제작 과정까지 확장합니다. 저자는 디자인 가이드 없이 에이전틱 코딩 도구에 피부관리 브랜드의 랜딩 페이지를 바이브 코딩하게 했습니다. 첫눈에는 그럴듯하고 완성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상호작용이 일관되지 않고 컴포넌트 동작이 정의되지 않았으며 시각적 위계가 콘텐츠 우선순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실제 디자인 워크플로에 넣으면 간격과 그리드가 무너지고, 컴포넌트가 시스템처럼 동작하지 않으며, 상호작용 상태가 빠지고, 타이포그래피가 브레이크포인트마다 제대로 확장되지 않습니다. 접근성도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픽셀은 있지만 엔지니어가 실제로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은 없는 상태입니다.

에이전틱 도구가 만든 바이브 코딩 인터페이스를 Figma에서 다시 확인한 화면 — Aurélie Radom, UX Collective
이미지: UX Collective

픽셀은 있다. 제품은 없다.

좋은 디자인은 스크린샷에 나타나는 것만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위계를 만드는 간격 시스템, 제품이 진화할 수 있게 하는 컴포넌트 구조, 인지 부담을 낮추는 인터랙션 패턴, 복잡성을 이해하게 하는 정보 구조, 모두가 쓸 수 있게 하는 접근성 결정이 스크린샷 바깥에 있습니다.

에이전틱 도구가 생성한 UI 키트에서 버튼 크기와 의미, 상호작용 상태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 — Aurélie Radom, UX Collective
이미지: UX Collective

AI가 보이는 레이어를 만드는 비용을 크게 낮출수록 보이지 않는 레이어의 가치는 커집니다. 생성할 수 있는 화면의 수가 늘어날수록 무엇을 만들지 판단하는 능력이 희소해지는 이유입니다. 건축물을 렌더링 한 장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AI가 만든 Figma 변형안에서 일관된 간격 대신 임의의 소수점 값이 나타나는 모습 — Aurélie Radom, UX Collective
이미지: UX Collective

최적화할 것과 남겨둘 것을 구분하기

저자는 기계가 일관성, 명시적 구조, 의미의 명료함을 선호한다고 봅니다. 반면 사람은 개성, 모호함, 놀라움, 감정에 반응합니다. 문서는 AI가 정확히 해석할 만큼 구조화돼야 하지만 엔지니어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의료 콘텐츠는 검색 가능하면서도 환자에게 필요한 공감과 맥락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디자인 시스템도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하지만 창의성을 지울 정도로 경직돼서는 안 됩니다.

Google의 People + AI Guidebook을 인용하며, AI는 인간의 능력을 보강하는 협업자이고 판단을 대체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야 한다고 정리합니다. 기계 최적화는 업무의 일부가 되고 있지만, 기계를 위해 설계하는 것이 업무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입니다.

crit의 관점: 사람을 위한 구조와 기계의 성공 지표는 다르다

이 글의 가장 좋은 구분은 AI 친화적 구조와 기계 중심 설계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명시적인 문서 구조, 일관된 컴포넌트,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는 사람에게도 유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정확히 요약했는지, 인용됐는지, 화면이 그럴듯하게 생성됐는지가 제품 경험의 성공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글은 “사람”을 비교적 하나의 목적지로 묶습니다. 실제 제품에서는 환자, 엔지니어, 채용 담당자처럼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문서를 읽고, 각자의 시간·지식·권한 조건에서 판단합니다. AI가 첫 독자가 되는 문제는 사람 대 기계의 이분법보다, 어떤 사람을 위해 어떤 중간자를 허용할 것인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또 하나 남는 것은 권한입니다. 원문이 말하는 해석 가능성은 콘텐츠가 더 잘 발견되고 인용된다는 전제를 품고 있지만, AI가 원문을 요약한 뒤 사용자가 원문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창작자와 독자의 관계는 달라집니다. 읽기 쉬운 구조와 상업적 이용을 허락하는 일은 같은 결정이 아닙니다.

다르게 볼 부분

  • LLM이 보상하는 것은 해석 가능성 자체라기보다 특정 모델의 검색·요약·평가 방식에 맞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모델이 바뀌면 좋은 구조의 기준도 바뀔 수 있음.
  • “스크린샷에는 제품이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지만, 실제 제품의 품질이 화면에 드러나는 순간도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스템을 강조한다고 해서 시각적 완성도의 중요성이 사라지지는 않음.
  • 사람을 위한 명료함과 기계를 위한 구조화가 충돌할 때 누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지, 글은 조직의 인센티브까지는 충분히 다루지 않음.

남는 질문

  • AI 요약이 원문보다 먼저 노출될 때, 원문 작성자는 무엇을 성공 지표로 삼아야 하는가?
  • 의료·채용처럼 오독 비용이 큰 영역에서 기계의 해석 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 검증할 수 있는가?
  • AI가 생성한 화면의 컴포넌트·접근성·상태를 출시 전에 누가 책임지고 확인할 것인가?
  • 기계가 잘 읽도록 만든 구조가 사람에게는 과도하게 규격화된 경험이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신호를 포기해야 하는가?
#ai#ux#content-strategy#design-jud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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