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디자인· 3분 읽기

AI 기능을 더 넣는다고 사용자가 더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Smashing Magazine의 ‘No, People Don't Want More AI In Their Life’를 crit 관점에서 다시 읽었습니다. 좋은 AI 기능은 AI라는 사실을 과시하지 않고 사용자가 이미 하려던 일을 덜 불안하고 덜 번거롭게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원문 보기 — Smashing Magazine

AI 기능이 제품 로드맵의 기본값이 되었습니다. 검색창 옆에는 반짝이는 아이콘이 붙고 빈 상태에는 “AI로 시작하기” 버튼이 생기고 설정 화면에는 요약·추천·자동화가 추가됩니다. 하지만 Smashing Magazine의 글은 이 전제를 정면으로 의심합니다. 사람들이 정말 삶에 더 많은 AI를 원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원문의 핵심은 단순한 반AI 정서가 아닙니다. 사용자는 AI 자체를 원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덜 귀찮은 업무, 더 빠른 판단, 더 낮은 불안, 더 적은 반복을 원합니다. AI가 그 문제를 조용히 해결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제품이 AI를 먼저 내세우는 순간 사용자는 새로운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AI를 넣을 곳”에서 출발하면 이미 늦습니다

많은 제품 회의의 질문은 “이 기능에 AI를 어떻게 넣을까”입니다. 이 질문은 공급자 관점입니다. 기술이 있으니 적용할 표면을 찾는 방식입니다.

더 나은 질문은 반대쪽에 있습니다. 사용자의 어떤 문제가 AI가 아니면 잘 풀리지 않는가. 그 문제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가. AI가 개입했을 때 사용자가 더 안심하는가, 아니면 결과를 의심하느라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가.

이 질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AI 기능은 기능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우리도 AI를 하고 있다”는 시장 신호일 수는 있지만 사용자 경험의 개선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AI는 종종 AI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원문이 흥미로운 이유는 AI를 무조건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용자가 원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쓰고 나면 돌아가기 어려운 기능은 있습니다. 자동완성, 번역, 검색 보정, 스팸 필터, 이미지 보정 같은 기능이 그렇습니다.

공통점은 대체로 AI라는 사실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는 “AI 번역 경험”을 원했다기보다, 다른 언어의 내용을 바로 이해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AI 자동완성”을 원했다기보다, 반복 입력을 줄이고 싶었을 뿐입니다.

AI가 경험의 중심에 서야 할 때도 있습니다. 복잡한 작업을 위임하거나, 생성된 결과를 검토하거나, 사용자의 허락과 책임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때도 중요한 것은 AI의 존재감이 아니라 통제감입니다.

디자이너가 봐야 할 것은 채택률보다 거부감입니다

AI 기능은 초기 클릭률이 잘 나올 수 있습니다. 새롭고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UX는 첫 클릭이 아니라 반복 사용과 신뢰에서 드러납니다.

AI 기능을 평가할 때는 이런 신호를 봐야 합니다.

  • 사용자가 AI 기능을 끄거나 숨기려 하는가
  • 결과를 받은 뒤 수정·되돌리기·검토 시간이 늘어나는가
  • 사용자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가
  • AI가 틀렸을 때 책임과 복구 경로가 명확한가
  • AI라는 라벨이 기능의 가치를 설명하는 대신 가리고 있지는 않은가

특히 신뢰가 중요한 제품에서는 “AI가 해줍니다”라는 말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 의료, 업무 승인, 개인정보 처리처럼 사용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영역에서는 AI의 편리함보다 설명 가능성과 통제권이 먼저입니다.

crit의 관점: AI는 기능명이 아니라 설계 재료입니다

이 글의 좋은 점은 AI 기능을 로드맵의 장식으로 보는 태도에 제동을 건다는 것입니다. AI를 넣었다는 사실은 사용자에게 가치가 아닙니다. 사용자는 여전히 더 적은 클릭, 더 낮은 실수, 더 빠른 이해, 더 안전한 결정을 원합니다.

다만 이 주장은 너무 넓게 읽으면 “사용자는 AI를 싫어한다”는 쉬운 결론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사용자는 AI를 싫어한다기보다, 자기 문제보다 제품의 기술 과시가 앞서는 순간을 싫어합니다. 잘 설계된 AI는 배경으로 물러나거나, 필요할 때만 명확한 권한과 함께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 글은 AI 기능을 만들지 말라는 글이 아닙니다. AI를 기능명으로 팔지 말라는 글에 가깝습니다.

생각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 이 기능은 AI가 아니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가
  • AI의 존재를 강조하는 것이 사용자의 이해와 통제에 도움이 되는가
  • 사용자는 결과를 믿을 근거와 거절할 방법을 갖고 있는가
  • AI 기능을 끄거나 수동으로 처리하는 경로가 있는가
  • 이 기능은 사용자의 일을 줄이는가, 아니면 검토할 결과물을 늘리는가

AI는 제품을 좋아 보이게 만드는 배지가 아닙니다. 좋은 AI UX는 사용자가 AI를 의식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의식해야 하는 순간에는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쪽에 있습니다.

#smashing#ai#ux#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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